Gran Paradiso

Tag: small business

우수 인력?

by Hanjun on Nov.10, 2007, under Barrel

중소기업은 현실이 이렇다 보니 우수한 인력이 없다. 내가 다니는 곳을 예로 들어보면, 상고 출신의 경리가 나름대로 자기는 똑똑한 엘리트라고 생각하고, 남들을 무시한다. 김앤장 변호사가 자기 회사 경리를 어떻게 생각할지, 삼성전자 책임연구원이 자기 회사 경리를 어떻게 생각할지 한번 상상해 봐라. 길가의 벌레와 비교했을 때, 특별히 더 관심을 쏟는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우리 회사 사람들은 그 벌레에게 무시당하고 있다.

사람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조금 알려주겠다. 회사 사람들은 영어나 기타 외국어들은 읽지도 쓰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한다. 매우 드물게 약간 읽기가 가능한 사람은 있지만, 쓰거나 듣거나 말하기가 가능한 사람은 없다. 그래서 2006년도에 붙은 공지를 보니 placard를 플랭카드로 써 놨더라. 뭐 우리 회사의 경우 수출기업은 아니므로 사람들이 영어 못한다는건 별 문제가 안 된다. 조금 문제가 되는 건 한글 맞춤법 실력이다. 초등학교 저학년과 우월을 가리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성인도 맞춤법을 어느 정도 틀릴 순 있다. 헷갈리기 쉬운 단어라던가 띄어쓰기 같은 것들은 특히 그렇다. 그러나 유치원을 다니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나 헷갈릴만한 맞춤법을 다 틀리는 건 용납하기 어렵다. 화장실엔 이런 문구가 있다. ‘깨끗히 쓰시고 어질르지 마세요. 청소하기 힘들자나요.’ 힘들자나요 뿐이었으면 ‘일부러 귀엽게 썼나 보다’ 라고 봐줄 수도 있다. 그런데, 깨끗히? 어질르지? 심심해서 보관 중인 문서와 주고받은 공문들을 봤더니 이런 것들이 수도 없이 나온다. ‘빠른 결재 바랍니다’ (승인 해달라는게 아니라 돈 달라는 내용인데), ‘않됩니다’, ‘저번게 더 낳습니다’, ‘빠른 조취 바랍니다’, ‘그 정도면 문안합니다’ (무난합니다)

사람들 수준이 이러니 효율도 낮다. 내가 하는 일은 CAD와 품질관리 두 가지인데, 품질관리를 배울 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자기는 3개월 동안 배웠고, 네가 대충이라도 하려면 1개월은 배워야 한다. 그런데 실제로 품질관리 담당자가 하는 업무들을 파악하고 내가 혼자서 완벽히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1시간 걸렸다. CAD는 3개월 정도 배우면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직접 해보니 뒤에서 두어번 보고 연습 너댓시간 하니 어느정도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더라. 내가 몇시간 만에 하는 걸 보고, 자기가 똑똑하다고 자부하던 경리가 도전했다. 3주 전에 시작해서 매일 배우는데, 아직도 내가 CAD 업무 공부한지 5분쯤 되었을때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과장이라는 사람 중 한 명은 상당한 수준의 틱장애를 갖고 있다. 안 그래도 얼빵한 사람이 틱장애까지 있으니 더 얼빵해 보인다. 이 얼빵한 과장은 이번 주 월요일 중국으로 출국할 때 (중국 공장 CAD를 담당할 예정이라 넘어가야 했다) 놀라운 행동을 했다. 9시 30분 비행기인데 공항에 9시에 간 것. 뭐 비행기를 생전 처음 타보는 거라 그랬다고 봐줄 수는 있다. 하지만 어른이라면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정도의 문제해결능력은 있어야 하지 않나? 이 사람은 비행기 놓쳤다고 그냥 집에 가서 쉬어버렸다.

이러니 사장은 환장할 노릇이겠지.

만약에 기업을 운영할 생각이라면, 1년에 5천 넘게 받아 처먹는 괜찮은 대졸자들 뽑기 전까진, 너 회사엔 이런 사람들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회사를 키워서 5천씩 주고 대졸자들을 많이 뽑아도, 그 정도 수준의 직원들에게 회사를 맡겨두고 가만 놔두면 자동적으로 회사는 내리막길을 걷는다. 회사를 키워가려면, 사장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회사가 많이 커져서 똑똑한 사람을 많이 쓸만큼 여유가 생기기 전까지 말이다. 그런데, 똑똑한 사람들은 1년에 몇억씩 받아 처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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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큰 회사는?

by Hanjun on Nov.06, 2007, under Barrel

어제 글에 이어서 써본다. 그렇다면 조금 더 큰 회사는 어떨까?

우리 회사에서 주로 금형을 납품하는 회사로는 에스아이플렉스, 인터플렉스, 영풍전자, BH플렉스, 플렉스컴 정도가 있다. 삼성전기, 산양전기, 마이크로샤인 등에서도 종종 주문이 오지만 주 업체들은 이들이다. 대부분 FPCB (Flexible Printed Circuit Board)를 생산하는 회사다. 매출액은 보통 2천억 전후가 많고, 사원수는 보통 500명 정도. 이런 회사들의 근무 조건과 연봉은 어느정도 되나 알아보자.

내가 알기로 우리 회사에 두번째로 발주 많이 하는 곳이 인터플렉스인데, 한달 발주액이 1억 2천만원 정도 된다. FPCB 쪽에서 코스닥 상장사중에 가장 큰걸로 알고 있는데, 금감원 자료 기준으로 2004년 매출액이 3404억이다. 2005년에 영풍그룹(자산규모 4조 4천억원, 랭킹 43위)에서 인터플렉스 최대주주였던 코리아서키트를 인수하면서 인터플렉스도 자회사로 편입됨.

직원수는 관리사무직에 남성 160명 / 여성 22명, 생산직에 남성 300명 / 여성 216명으로 토탈 699명이다. 남성 평균 연봉은 3220만원, 여성 평균 연봉은 2310만원, 전체평균 2910만원이다. 근속년수는 평균 2.2년으로 그다지 길지 않다. (삼성전자는 남성 평균 근속년수 7.5년, 여성 평균 3.9년, 전체평균 6.2년이다)

임원들은 이 회사가 지분 관계가 복잡하다보니, 다른 자회사들의 대표이사나 임원들이 대부분이다.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부사장하던 사람. 그리고 이런 정도 규모의 회사에선 MIT Ph.D ~ 서울대MA 레인지에 속하는 신입은 없다. 그런 급의 경력직도 없고. 그러니 회사에서 아무리 활약하더라도, 이런 S급 인재들이 통상 받게되는 대우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은 없다.

연봉은 2000-2500 정도인것 같은데, 이게 포괄임금산정제를 통한 연봉이라는게 문제다. 연장근로가 발생하는건 거의 당연하기 때문에, 애초에 이런 연장근로시간을 미리 연봉에 포함하여 계약한다는 말이다. 즉, 출근 9시 퇴근 10시 이렇게 살면서 2000-2500을 받게 된다. 물론 일이 많이 들어올 경우, 퇴근을 아예 못하는 날이 더 많을 수도 있다.

이 회사들에서 우리 회사로 발주서와 데이터가 넘어오는 시간대를 봐도 이런 사실을 알 수 있다. 오후 7시쯤 오는건 기본이고, 심심하면 오후 9시에서 11시쯤에 넘어온다. 심할땐 새벽 1-2시에도 오기도 한다. 그때까지도 퇴근을 못했다는 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런 회사들은 경기를 많이 탄다는 것이다. (에스아이플렉스처럼 수출비중이 높으면 그런대로 좀 안정적인데, 인터플렉스 같이 내수 위주 회사들은 경기를 엄청 탄다) 경기가 안 좋을땐 이런 회사에 발주내는 대기업에서 납품가를 깍아달라고 압력을 넣는다. 그리고 일 자체의 수량도 줄어든다. 그럼 매출액은 절반정도로 톡 떨어진다. (실제로 2004->2006 불황 기간동안 그정도 매출액이 줄었다)

매출액이 이렇게 떨어질 경우, 고정적으로 들어가는 인건비는 어떻게 처리해야할까? 간단하다. 큰 규모의 구조조정. 문제는 삼성전자처럼 직원수 8만명이나 되는 회사같은 경우 1000명 짤라 봐야 1%지만, 이렇게 몇백명짜리 회사에서 200명 짜르면 전직원중 30%가 해고당한다. 즉 이런 회사는 들어간다 하더라도 거기서 정말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듣지 못한다면, 경기가 안좋을 경우 쉽게 짤려 나간다는 말이다.

요약하면, 일찍 출근, 늦게 퇴근, 연봉은 2천초반, 잘짤림. ㄳ 어떤 사람들이 가는가? 사무직엔 평범한 인서울 4년제 대졸자가 많다. 이제 슬슬 똥줄이 타기 시작하나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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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현실

by Hanjun on Nov.05, 2007, under Barrel

중소기업에 다니면 월급을 얼마쯤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마 연봉 1800쯤 되겠지 혹은 2000 조금 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는게 보통일것 같다. (여기서 내가 말하는 중소기업은 일단 대기업들은 빼고, 공기업도 빼고, 연매출액 천억도 넘는 회사들도 빼고, 바로 그 아래 회사들부터 말이다. 연매출액 많아야 몇백억, 보통 수십억, 심하면 10억도 안되는 회사들)

실상은? 중소기업에서도 실제로 연봉 1800 정도 받아 가긴 한다. 그러나 근무 조건이 일반인 생각과는 다르다. 한달에 한번쯤 쉴까 말까 하고 (토요일,일요일,공휴일 이딴거 없다), 매일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서 매일 오후 10시 30분 까지 잔업을 해서 겨우 2000 조금 넘게 받는 것이다. (그럼 세금 떼고 실 수령액은 2000정도) 월급명세서에서 기본급보다 잔업,특근 수당이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더 높을 만큼 거의 회사에서 살다시피 하는데도 연봉이 겨우 2000이라는 소리다.

그럼 8시 30분 출근해서 5시 30분 퇴근 계속하고, 주말에 하루도 출근 안한다면 얼마받을까? 거의 대부분 기본급은 80만원 선이다. 알바랑 똑같이 최저시급 3480원으로 계산하는거 말이다. 연봉으로 환산해보면 960이고, 상여금 400% 포함해도 세금 떼면 보통 1200 이 안된다. (연봉제로 전환한 회사들은 이정도밖에 안준다. 상여금 이런건 당근 없어지고)

그래도 1년에 1200만원씩 받으면서 칼퇴근하고 주말에 안나간다면, 남는 시간동안 틈틈히 공부를 해서, 정말 열심히 2-3년간 해서, 시험보고 공무원이 되든 뭘하든 좀 더 나은 인생을 살 수가 있다. 그러나 퇴근 시간이나 주말 출근 여부는 자기가 마음대로 정하는게 아니다. 보통 일이 얼마나 남아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게 퇴근 시간인데, 납기에 시달리는 중소기업 특성상 오후 늦게 들어오는 일 때문에 칼퇴근이 절대로 불가능하다. 빠르면 9시에 퇴근하고 늦으면 철야에 특근은 기본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1년에 350일은 이렇게 출퇴근한다. 따라서 자기계발의 여유 같은건 없다.

더 암담한 점은? 중소기업 업무들은 보통 단순한 것들이기 때문에, 어떤 직종이든 간에 오래 일한다고 경력직이라고 내세울 수가 없다. 결국 중소기업에서 오랫동안 근무해도 경력은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신입이랑 10년차는 조금 다르게 쳐주지만, 보통 1-2년차와 10년차는 그게 그거라고 본다)

그렇다면 호봉이 오르면서 월급이 많이 오르지 않을까? 웬만한 중소기업 과장은 200만원에 턱도 없이 못 미치는 기본급만 받고 회사 다닌다. 과장이라고 하면 보통 일을 5~10년은 한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 기본급이 130만원이라는 말이다. 물론 AM9 출근, PM10 퇴근, 주말 출근 기본 이런 식으로 살면 기본급은 얼마 안되지만 연봉은 3000 넘기 때문에 그런대로 살 수는 있다. 하지만 사는게 사는게 아니다.

간단히 말해서 한번 중소기업의 수렁에 빠지면 벗어나기가 엄청 힘들다. 회사를 때려치고 어디서 돈을 받아가며 몇년 공부한 다음 탈출하는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다. 만약 어디서 생활비,학비 받아가며 몇년 공부할 형편이 안되는 사람이라면, 돈이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 탈출이 불가능하다.

물론, 모든 중소기업이 이렇진 않다. 하지만 수 많은 중소기업의 현실이 이러하다는건 분명한 사실이다. 아르바이트? 이딴거 하지말고, 남는 시간에 무조건 공부해라. 대학생은 시간도 좆나 많고, 공부할 시간 진짜 좆나 많다. 그런 기회 다시는 안온다. 중소기업 라인하고는 애초에 멀찍이 떨어져 서있는게 상책이다. 공부 안하다 이 라인 타게 되면 진짜 막장이 뭔지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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