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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로또 당첨복권 거래

by Hanjun on Aug.26, 2008, under Barrel

옛날에 김복권이라는 가난한 거지가 살았어요. 복권이는 거지였지만 언젠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매주 로또 복권을 구입했답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8시 45분이었어요. 복권이는 드디어 자신에게도 기회가 온 것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1등이 된거죠. 더구나 이번 로또 당첨금은 저번 주에 이월이 된 터라 무려 280억원이나 되었어요. 다음날 확인해 보니 이번회차 당첨자는 1명이라는 더더욱 기쁜 소식도 들렸어요. 복권이는 행복했답니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 보니 몇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복권이의 평생 소원은 50억짜리 타워팰리스 펜트하우스에 100억짜리 건물 그리고 50억 상당의 자동차들과 50억짜리 예금계좌였답니다. 복권 당첨금은 280억원이니, 평소 꿈이었던 200억을 모두 갖게 될줄 알았어요. 그런데 조금 조사하다보니 275억원에 대한 세금 90억 7500만원(33%)과 4억 9500만원에 대한 세금 1억 890만원(22%)을 내고나면, 복권이 수중엔 188억 1610만원만 남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복권이는 11억 8390만원이 모자란게 너무 안타까웠어요.

하지만 이건 작은 문제에 불과했어요. 복권이는 거지라 어울리는 친구들의 질이 별로 좋지 못했어요. 이 친구들에게 로또 당첨 소식이 전해지면 벌떼같이 달려들거란 것은 분명해 보였어요. 그 중에 일부는 칼을 들고 올지도 몰라요.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복권이는 덜컥 겁이 났어요. 그래서 이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답니다.

몇일 만에 복권이는 한 브로커에게서 모든 것을 한방에 해결할 해법을 찾았어요. 이 브로커는 자식에게 현금 220억원을 상속해주려는 왕부자씨를 소개시켜줬답니다. 이 부자는 무려 105.4억원에 달하는 증여세를 내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상속하려는 금액과 비슷한 액수의 당첨 로또를 사서 이를 아들에게 몰래 줌으로써 증여세를 절약하고 싶어 했어요.

모두가 이겼답니다. 브로커는 커미션으로 10%인 20억원을 받았어요. 왕부자씨는 아들에게 114.6억원 대신에 188.161억원을 줄 수 있었어요. 김복권이는 200억원을 받아서 꿈을 모두 이루게 되었고, 신원 노출도 막을 수 있었답니다.

여기까진 헛소문의 내용을 내가 대충 써본 거고. 간혹 가다 보면 이걸 이미 국내에서 보편화된 증여세 탈세 수단으로 알고 있는 지체장애인들도 있더라. 휴. 정말 한심스러운 사람들이다. 조금만 생각해 봐도 사실이 되기 히믄 이유를 여러 수십가지는 생각해 낼 수 있다.

일단 브로커의 존재와 접선 방법. 위에껀 소설이니까 김복권이가 어렵지 않게 브로커를 찾았는데. 현실에서는 어떨까 생각해 봐라. 브로커가 농협 본점 앞에 ‘고액 로또 뒷거래’ 이런 간판을 걸고 영업을 할까? 그럴 순 없다. 떠올려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브로커가 은밀히 본점 창구 직원이나 행장을 매수해서 당첨자들을 자신에게 소개 시켜주도록 길을 터두는 것 정도다. 브로커가 성공적으로 직원들을 포섭할 수 있느냐 여부는 둘째치고, 매수된 직원이 영업을 시도했을때, 뒷거래 의사가 없는 선량한 당첨자가 이런 행위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을 확률을 한번 생각해 봐라. 로또 1등 당첨자는 매년 수백명씩 나온다. 모두가 신고하지 않을 확률은 얼마나 될까? 참고로 지금까지 이런 사례가 적발된 적은 없다.

더 큰 문제는 금감원이다. 국내에선 5천만원 이상의 모든 금융거래는 금감원으로 보고되도록 되어 있다. 금감원은 데이터들을 보고, 이들이 문제가 없는 돈인지 분석한다. 왕부자 계좌에서 현금 220억원이 인출되고, 브로커 계좌에 20억원이 입금되고, 알거지였던 복권이 계좌 잔고가 갑자기 200억원이 되고, 왕부자 아들 계좌엔 188.161억원의 당첨금이 들어왔다. 4번이나 이상한 일이 있었다. 모두가 돈의 출처와 행방에 대해서 그럴듯하게 소명할 수 있을까?

흠. 음모론을 믿고 싶어 하는 마음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 일반적으로 음모론은 사건에 대해 더 쿨하게 설명해 주고, 우매한 대중들은 깨닫지 못하는 이면의 일을 꿰뚫어 보는 현자가 된 듯한 착각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나쁘고 거대한 힘을 가진 세력을 상정하고 이를 자신과 대비함으로써, 자신은 깨끗하고 착한 사람이고 그로 인해 자신이 실패했다고 위안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표출하는 행위는 병신 인증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대부분의 음모론들은 논리 전개 과정이 매우 허술하고 근거가 빈약하며 가능성이 극히 낮은 일련의 이벤트들로 구성되니까 말이다. 이를 잘 유념하고, 혹시 믿음이 가는 음모론을 접하게 되더라도, 이를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절대 남들에게 표현하지 않도록 노력하자.

아무리 부자를 흠집 내려고 노력해도, 부자는 네가 갖지 못한 돈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가 네가 갖지 못한 여러가지 능력이나 하지 않았던 노력 때문에 벌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다면, 기회가 없어서 혹은 운이 없어서 라고 생각해도 좋다. 근데 우린 신이 아니므로 기회나 운을 원하는대로 만들 수가 없고,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건 분명한 사실이다.

4 Comments :, more...





무역 센터, 20년 전

by Hanjun on Oct.24, 2007, under Barrel

아니 옆에 현대백화점은 어디갔나여? 허허벌판은 또 왜 이렇게 많나여? 저기 땅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지금 페라리 타나요? 아님 마이바흐 타나요? 테헤란로는 왜 텅텅 빈건가여? 시속 300km 질주용인가여? 지금 어디 땅을 사면 20년 뒤에 이렇게 바뀔까여?

Trade Center Construction 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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