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수의 시각
by Hanjun on Jun.18, 2008, under Barrel
사람들은 한국의 보수 집단들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이는 한국 보수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상식(특히 운동권과 관련한)에 대한 몰이해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한국 보수의 시각을 이해하려면 우리나라 운동권의 역사를 알 필요가 있다. 내가 알고 있는 운동권 역사에 대해 간단히 기술해 보겠다. 비운동권(서울대 법학과 4학년 사법시험 동차합격)이었던 아빠와 운동권(서울대 총여학생회장)이었던 엄마에게서 들은 내용을 취합한 것이므로, 비교적 균형있는 시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유신정권 시절에는 학생들이 사회를 설명하기 위해서 주로 남미의 종속이론이나 주변부자본주의론을 사용했다. 그런데 종속이론은 애초에 완결성이 좀 떨어지는 이론이라는 문제가 있다. 종속이론은 근대화 이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정도로는 쓸모가 있지만, 국제통상과 정치경제적인 면을 총괄하는 이론이 되기엔 체계화 정도가 미흡했다. 그리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결정적 문제가 있다. 이런 이유로 운동권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조금 있었으나, 그래도 이런 논리로 사회를 어느정도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또 당시에는 사상논쟁이 어느정도 수그러들었던 관계로 이 논리들이 계속 사용되었다.
그런데 박정희 유신정권이 두 발의 총알에 막을 내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영삼,종필,대중이가 서로 나서서 이제 민주화 세상이 왔다고 설레발치고 다녔다. 민주 세상의 막이 열리는 줄로만 알았다. 민중은 이제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고, 결국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런데 두환이가 탱크 동원해서 계엄 선포하고 대통령이 되는 바람에 망했다. 두환이는 과거 유신정권과 마찬가지로 체제에 대한 도전을 강하게 처벌했고, 사회는 전혀 바뀐게 없어 보였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회의론이 대두되면서 다른 이론들을 가져오기 시작한거다.
새로운 이론은 NDR vs CDR vs PDR, NL vs CA 대립을 거쳐 최종적으로 두개의 계열로 나뉘었다. 하나는 민족해방을 중시하는 (National Liberation – 이하 NL) 계열이고, 다른 하나는 계급 타파를 중점으로 두는 민중민주 (People Democracy – 이하 PD) 계열이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너무 길어지니 NL 계열이 80~90년대에 주요 운동들의 주축이었고, 현재도 주요 단체(민주노동당,민노총,한총련,전교조,진보연대,범민련남측본부 등)의 다수파를 구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PD 계열은 90년대 중반쯤 거의 세력을 잃고 말았다)
민족해방전선(NL) 그룹도 크게 두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혹은 자체적으로 발전한 주체사상을 추종하는 주사파고 다른 하나는 비주사파인데, 어느 쪽이건 간에 민족이 외세의 영향을 배제하고 사회주의 혁명을 이루어서 잘 살아야 된다는 기본적인 이념은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반미친북 성향이라는 거다.
이 정도만 언급해도 왜 보수 집단에선 이런 집단이 활동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본다. 물론 민주사회에선 사상의 자유는 당연한 것이고, 비록 사회주의 혁명이라 하더라도 절대 다수의 국민이 동의한다면 그렇게 흘러가야 되는게 맞다. 그래도 과거엔 절대로 다수의 국민이 사회주의 혁명에 동조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을거란 믿음이 있었다. 군부독재 시절엔 체제에 대한 도전을 강력히 처벌했고 언론도 통제받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민이 반공정서를 공유했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국민 성향도 바뀌고 있다.
육사 가입교생의 34%가 우리의 주적을 미국이라고 답변했고, 33%는 북한이라고 답변했다는 설문조사. 입대 장병중 75%는 반미 성향을 보였고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우월하다는 답변은 36% 였다는 설문조사. 이런걸 보면서 보수 세력들은 요즘 젊은 사람들의 생각은 자기들이 젊었을적 시절과는 완전히 다르다는걸 뼈저리게 느꼈다.
게다가 최근에는 NL주사파 (진보연대 대표) 인물이 효순미선, 탄핵반대, 반부시APEC,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 광우병쇠고기대책위 대표를 지내며 상당한 수의 사람들을 동원하는 것을 보여 줬다. 이 쯤 되면 극도의 반공정서를 가진 사람 눈에는 나라가 통째로 쌈싸먹히는 날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 왔다고 느껴질 거다.
또 최근들어 과거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해 주던 집단들은 점점 사라져 가고, 반대로 운동권을 대변하는 집단은 점차 늘어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사실 요즘 인터넷 앵무새들이 그렇게 욕하는 한나라당이나 조중동 조차도 보수우파의 성향을 거의 집어던져 버렸다. 한나라당은 거의 중도에 가까운 성향을 보이고 있고, 조선일보도 미래의 독자를 잃지 않기 위해 성향을 바꿔 나가고 있다. 이에 반해 과거 운동권 사람들은 과거 정권때 사회 각계로 활발하게 진출하여 자신들을 대변하는 정당도 여럿 만들었고 (NL-민주노동당,PD-진보신당 등) 각종 신문사(한겨례,경향)와 방송사(MBC,KBS)에도 진출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보수 우파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고, 결국 뉴라이트 같은 단체를 만들고 대안교과서를 출판하거나 구국기도회를 펼치는 등의 적극적 액션을 취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불필요하게 정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에너지를 낭비하는 사람은 낙오자고, 촛불 시위때 재빠르게 큰 노점을 벌여 부를 축적한후 페라리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는건 불변의 진리이다.

August 25th, 2008 on 3:33 pm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매력적인 글이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듭니다.
다른 글들을 모두 읽지 않아서 님이 어떤 분이신지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히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은 아닐 것으로 생각합니다.
(지금은 20대 남자분일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것은 글을 처음 읽었을때 떠오른 이미지 때문입니다.
그 이미지 때문에 댓글을 남기기로 마음먹었으니 관련이 없지 않겠네요.
같은 내용으로 표현을 조금 바꿔서 기사를 다시 작성해보시는 것은 어떨까… 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진짜로 어린 친구라면 이것 저것 잘난체하면서 조언을 가장한 참견을 하겠습니다만,
그건 그대로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 댓글을 쓰면서 난감해졌습니다.
위의 “다른 글들을…” 문단을 적으면서 처음 생각이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쓴 것을 버리기도 아까우니 그냥 제출해야겠네요.
August 25th, 2008 on 5:46 pm
20대 남성은 맞고, 문체는 ㅡ일기장 대용이라는ㅡ 이곳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표현을 바꾸라는 부분에서 전체의 맥락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가 그 뒷 부분을 읽으며 다시 미궁으로 빠지네요. 추가적인 코멘트가 있으면 좋겠네요.
September 3rd, 2008 on 2:56 am
현실적으로 정상인들은 ( 촛불집회에 동원된다는 사람들도)
NL을 제정신으로 보는 사람 있을까요.
조직력이 좋아서 그나마 민노당장악한거지…NL이 대세라…